원작(책)이 꽤나 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유튜브에 저자(송희구)가 나와 이야기하는 것도 본 적이 있다. 저자 또한 재테크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임.(혹시 송과장이 본인 캐릭터 아닌지.)
다시 웹툰 이야기로 넘어오면, 제목이 인상적이다.
- 서울 자가
- 대기업 부장
이 2가지 요소만 보면 알겠지만, 주인공은 메인스트림을 탔다. 그리고 그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음. 남들보다는 잘 살았지, 너보다는 잘 살지 내가. 이런 마인드랄까.
회사 = 나 이며 회사에 충성해서 수십년을 살아온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아니 서서히 인생에 없던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김 부장 이야기에서는 현대 사회에 있을 법한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주위 어디에선가 한번쯤 들려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몰래 보는 것 같다.
김 부장이 자부심을 가지는 서울 자가는 그의 부인이 주도해서 매수한 것이다. 꾸준히 현금 흐름을 만드는 남편과 재테크에 일가견이 있는 아내. 맨몸으로 꽤 많은 것을 일구어 낸 중산층 부부 중 자주 볼 수 있는 조합이다. 재테크에 깨인 아내가 하는 투자를 막아서는 남편의 이야기도, 그래서 나중에 원망을 사는 이야기도 종종 들린다.(물론 반대로 잘못 투자했다가 망하는 경우도 있겠지. 근데 적어도 우리나라 서울 아파트 투자에서는 아직까지는 잘 없다.)
취업 준비를 하지 않고 온라인 유통업에 관심이 있는 김 부장의 아들. 스마트스토어를 비롯한 온라인 유통 시장이 크게 성장한 요즘 이런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시야를 넓혀야 한다
김 부장의 패착은 ‘내가 맞다’에서 온다. 그의 세계인 대기업, 부장, 서울 자가. 그는 그가 이룬 것에 자기 자아를 쏟아부었다. 새로운 것을 보거나 자기보다 낮은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려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가 걸어온 길(대기업, 서울 자가, 부장)이 맞기 때문이다.
카센터 하는 형님은 아무리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있어도 내세울 명함이 없기 때문에 나보다 못한 것이고, 놈팽이 녀석은 건물에서 월세를 받지만 나보다 공부도 못하고 열심히 하는 것도 없는 녀석이 나보다 나을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들 녀석이 하찮은 장사(유통업)을 하려는 것을 이해할 수 없고, 생각만 해도 자존심이 너무너무 상한다. 자식 결혼식은 ‘우리 애 이렇게 잘 키웠어요’자랑하는 자리라고 했던가. 남들이 장사 하는 아들 직장에 대해 물어보면 어떡하지! 김 부장의 상상은 현실적이다.
그가 부장이라고 해서 과장이나 대리보다, 혹은 명함이 없는 사람보다 회사 바깥에서 다른 일까지 잘 아는 것은 아니다. 놈팽이나 송 과장이 부동산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자동차에 대해서는 정 대리가 더 많이 알고, 온라인 유통업에 대해서는 아들이 더 많이 안다. 장사나 사업에 대해서는 카센터 하는 큰형님이 더 많이 알 것이다. 하다 못해 사업자를 내는 방법이나 5월에 종합소득세를 내는 것까지 그가 모르는 것이 아주 많을 것이다.
그는 열심히 살았고, 자신감이 넘치며, 성공적으로 살아왔다. 그래서 자신이 투자하는 건물 근처 호재에 대해 검색 한번 해 보지 않았다.
인생이 구렁텅이로 갈 때가 되어서야 주변인들에게 도움을 청한 그의 자존심에 한숨이 나오면서도 우리 사회에 수많은 김 부장이, 오히려 더 나쁜 상태의 김 부장들도 많지 않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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