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반드시 적어야 한다.

 나는 아주 오래 전부터 같은 형식의 다이어리를 써 왔다. 맨 앞장이나 뒷장에 목표를 적어 둔다. 적는 것이 의미가 있나 싶을 정도로 실행 방법 따위는 전혀 적혀 있지 않은 그런 한줄짜리 목표 말이다.

해가 바뀔 때마다 과거의 다이어리를 뒤적이고는 하는데,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처음 적을 때는 공허한 메아리 같았던 어떤 목표가 수년에 걸쳐서 살이 붙고 변화되며 구체화되는 과정이 수 년에 걸쳐 녹아 있었다. 물론 적기만 하고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것들도 있었지만.

기록하기


목표를 머릿속에 생각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얼마나 추상적이고 터무니없는 목표인지 상관없다. 자주 확인할 수 없어도 상관없다.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그래야 추상적인 것에서 구체적인 것으로 변환이 가능하고, 실현 가능하게 수정 가능하다.

망각은 신의 선물이지만 때로는 중요한 것을 잊게 한다. ‘메멘토’에는 단기 기억 상실증에 걸린 주인공 레너드가 사라지는 기억을 대신하기 위해 몸에 문신을 새기는 장면이 나온다. 레너드는 단기 기억력 상실증에 걸렸고 우리는 장기적으로 기억이 흐려진다는 차이가 있지만, 기록은 과거와 미래의 나 자신과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점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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