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이노의 가르침
세이노의 가르침은 ‘세이노’라는 필명을 가진 부자 할아버지가(나이가 70이니 할아버지라고 해도 되겠죠?) 약 20년 전부터 각종 신문, 카페 등에 기고한 글들을 모아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출판되지 않은 도서였다. 그의 실명이나 구체적인 정체는 밝혀져 있지 않다.
‘세이노의 가르침’속에는 욕설과 신랄한 이야기들이 많아 주변 친구들에게 쉽게 추천하기는 어렵지만(무엇보다 정식 출간된 책이 아니었다.), 사업가로써의 삶에 대한 식견이나 부자의 관점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이미 유명한 책이다. 이 책이 이번에 이번에는 개정판이 나왔다고 했는데, 이미 읽은 적이 있어 기존 내용에 첨언된 내용을 위주로 읽었다. (2022년에 첨언한 부분들이 진한 고딕체로 표시되어 있다.)
세이노는 알고 있었다.
개정판을 읽으며 놀란 점 중 하나는 그동안 ‘세이노의 가르침’이라는 책이 비공식 단행본 pdf로 돌아다니는 것, 그리고 제본소에서 팔리는 것, 책 내용을 표절한 강의가 생겨난 것까지 세이노 본인이 모두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이노 선생님의 평소 글처럼 가감없이 표절 시비가 있었던 실제 강사명까지 적혀 있었다. 역시 빠꾸가 없으시다.
돈 버는 방법으로 부자 되기
124p. 부자 되는 방법 같은 책을 읽지 마라.
37p. 자기가 얼마나 부자인지 보여 주려고 과시하는 연놈들은 절대 믿지 마라. 부동산 고수로 알려진 연놈이 임장 비용으로 수십, 수백만원을 내라고 하는 거, 그 연놈이 당신 돈으로 부자 되고 싶어 하는 거다.
286p. 안 친한 사기꾼들의 공통적 특징
- 흙수저로 태어났으나 투자를 잘해서 떼돈을 벌었다고 홍보한다.
- 사는 곳이나 고급 자동차 등을 보여 주며 자랑한다.
- 카페, 블로그, 인스타, 페이스북, 유튜브 등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 강의하면서 모임을 만들어 회비를 걷거나 투자를 꼬드긴다.
- 자기 말만 잘 들으면 당신도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하생략)
407p. 부자 되는 법에 대해 설명하는 수없이 많은 책들 중 내가 쓰레기처럼 여기는 것들이 있는데 저자의 수입 대부분이 그 책을 팔아서 받은 인세 혹은 강의료에 의존하는 것들이다.(생략) 내가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삐딱하게 보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
세이노가 ‘돈 버는 방법’을 판매하여 돈을 버는 사람들을 신종 사기꾼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글 곳곳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아마 그런 이유로 책 인세도 받지 않겠다고 단언한 것 같다.
- 세이노 선생님께서 하루에 담배 두 갑, 에스프레소 15잔을 섭취한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2023년의 세이노는
263p. 아프리카티비, 팝콘티비 등등의 인터넷 개인 방송 서비스에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사람들이 꽤 많을 거다.
313p. 게임 아이템 획득하듯이 소비를 하는데 한정판 운동화나 암호화폐 구입에 열심이기도 하고 뭔가 희귀한 것이라면, 특히 그것이 SNS에 올려 주목을 받을 만하면, 자신의 지갑 두께를 무시하고 구매하는 경향이 높다.
461p. 나는 불멍이나 물멍보다도 시멍이 훨씬 좋다.
572p. 캐나다에서 살았던 어떤 부모는 한겨레신문에서 노키즈존을 차별금지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던데, 글쎄다.
-
세이노 선생님의 나이가 55년생, 올해로 거의 70살이다. 세월을 이길 수는 없지만 웬만한 65년생, 어쩌면 75년생보다도 트렌드에 빨랐다. 예전에 ‘세이노의 가르침’을 접했을 때는 이미 책의 내용이 작성된지 10년 이상 지나 있어 ‘옛날 사람이 쓴 책이긴 하구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2023년 버전을 읽으니 세이노가 나와 함께 현 세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와닿았다.
인상깊었던 구절
181p. 일을 8시간을 하더라도 일과 관련된 자기 계발을 추가로 하지 않는다면 미래의 넉넉한 삶은 어려울 것이다.
416p. 부자가 되려면 좁은 문으로 가라.
684p. 일터와 가까운 곳에 살아라.
세이노가 보내는 충고
물론 글을 읽다 보면 특유의 곤조랄까, 논리가 명확하지 않은, 일반적이지 않은 고집 같은 것도 느껴진다. 예를 들면 본인이 임대하는 건물에 프랜차이즈는 들이지 않는다던지.
말투도 험악하다. 여러 이유로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세이노의 말이 진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그의 말에는 요즘 세상에서 보기 힘들어진, 마케팅적 요소가 배제된 날것의 진심이 담겨 있다.
부록2에는 세이노의 추천도서가, 그리고 마지막 장에는 3년 뒤인 2026년에 세이노와 독자들의 만남의 장에 대한 예고장이 적혀 있었다.
0 댓글